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되기를 선택한 청년 75%는 자살까지 생각했고, 10명 중 8명은 고립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조사가 나왔었다.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말 '2023년 고립·은둔 청년 실태조사'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. 이 조사에선 전국 19∼39세의 대면 접촉을 꺼리는 청년 5만6000여명이 온라인을 통해 접속했고, 실제 참여한 3만3000여명 중 2만1360명이 응답을 마쳤다. 최종 응답자 중 75.4%는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으며, 80.8%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길 원했다. 60%가량인 1만2105명이 '위험군'으로 꼽혔는데, 연령별론 25∼29세가 37.0%로 가장 많았다. 30∼34세가 32.4%로 뒤를 이었다.

이처럼 청년들이 다양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인천삼산종합사회복지관이 청년을 문제 대상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, 이들이 강점을 찾고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심을 끈다. 삼산복지관은 올해부터 새롭게 커뮤니티 활성화와 사회참여 역량 강화 등을 위한 '슬기로운 청년생활: 청년봉사단'을 진행 중이다. 모든 과정에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주제 선정과 방법을 정한 후 실제로 활동을 벌인다.

봉사단은 '청년고립'을 첫 주제로 잡고 최근 대학가 밀집 지역인 역곡역 인근에서 캠페인 '고립·은둔 청년에게 관심을!'을 펼치기도 했다. 이들은 '청년고립·은둔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'에 관해 묻는 투표를 하면서 현황과 실태를 알렸다. 아울러 고립·은둔 청년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과 기관을 소개하고 이들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모았다.

고립·은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의외로 크다. 자발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대책을 정부나 자치단체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.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, 이들 청년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세워야 마땅하다. 청년들은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 아닌가. 이들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게끔 시도하는 일을 복지관 차원에 맡겨선 안 된다. 이들이 사회에서 숨어버린 이유를 찾아 세상으로 다시 나올 수 있도록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.